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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감독 -아픔은 자신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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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감독 -아픔은 자신의 일부이다

2005.07.23 by 맥스무비 취재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과 관객이 원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접점이 만나는 지점을 만들 수 있는 감독은 많지 않다. 장르영화의 원칙들을 철저하게 파괴하면서도 자신의 의도를 표현할 줄 아는 박찬욱 감독만의 뛰어난 연출력과 놀라운 변주력, 그의 신작 <친절한 금자씨>에 거는 기대는 그래서 더 남다르다. 두 편의 복수 전작과 달리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친절한 금자씨>는 캐릭터 구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무엇보다 선혈이 낭자한 폭력이 많이 자제되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한 금자씨>는 역시 박찬욱 영화다. 우리는 그것을 화려한 미장센과 독특한 대사 연출로 알 수 있다.

<친절한 금자씨>에 와서 비록 템포의 변화는 보이지만 박찬욱은 여전히 흥분된 복수의 세계를 만들어간다. 몇몇 폭력적인 장면들을 제외하면 영화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생동감 넘치는 배우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영애’ 라는 배우가 당당히 서있다. “관객이 내 ‘새로운’ 영화를 보기 바랄 뿐이지, 내 ‘다음’ 영화를 보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고 당당히 이야기한 박찬욱 감독. 그와의 즐거웠던 인터뷰를 전한다.
촌스러운 이름, 그대 이름은 금자 – 금자 역을 맡게 될 배우가 이영애가 아니었더라면 그 이름을 끝까지 고집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란이라던가… 다른 이름을 썼을 것이다.(웃음) 이영애처럼 아름다운 사람이 주인공인 영화의 배역 이름이 금자라면 웃길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 이름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영애를 위한 영화 – <친절한 금자씨>는 이영애를 위해서 기획되고 쓰여졌다. 이영애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복잡한 내면의 풍경을 끝까지 파고 들어가보려고 한 작품이다. 조용하고 얌전하고 말할 때도 소곤소곤 하지만 이 영화에는 보는 사람들이 놀랄 만큼 섬뜩하게 만드는 장면도 있고 아주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있다. 연기를 잘하기도 하지만 그런 연기를 하는데 주저함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금자 역에 이영애를 캐스팅한 이유 – 강인한 이미지로 각인된 여배우가 ‘금자’ 역할을 했으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폭력적인 행위를 하기에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사람이 필요했다. 교도소에서의 친절한 모습이 가면일 수도 있고, 진실일 수도 있고, 무표정한 이영애의 모습 등 익숙한 이영애와 낯선 이영애의 공존을 보여 주고 싶었다.

전반부와 종반부의 톤이 전혀 다르다 – 전반부와 종반부의 톤이 전혀 다르면 흥미로운 영화 관람체험이 되지 않을까? 그게 이 영화를 내가 시작하게 된 계기다. 극중에서 금자가 어떤 비밀을 알게 되는 순간, 영화는 돌변하고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넘어간다.

충격적 반전은 없다 – <친절한 금자씨>에는 <올드보이> 같은 충격적 반전은 없다. 이 영화의 비밀이라고 한다면 플롯 상의 비밀일 것이다. 그러나 관객들이 엉뚱한 기대를 갖지 않게 하기 위해 반전이 없다는 것을 계속해서 밝혔었다.

반전은 없다. 대신 터닝 포인트가 되는 지점은 있다 – 완성된 영화가 언론에 공개될 때까지 스토리를 많이 공개하지 않으려고 했던 이유는 ‘오로지’ 보는 사람의 재미를 위해서였다. 영화를 철저히 베일 속에 감추고, 그것을 마케팅에 이용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친절한 금자씨>에는 <올드보이>와 같은 ‘반전’은 없지만 터닝 포인트가 되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그 지점에서 관객들이 금자와 같이 충격을 받길 원했다.
모호필름(필자 주: 모호필름은 박찬욱과 그의 지인들이 설립한 영화 제작사의 이름)은 어떤 제작사? – 정체성이 모호한 회사다.(웃음) 그래서 회사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 전혀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영화들도 하려고 한다. 제작사 덩치를 키우고 작품을 많이 만들 생각은 없기 때문에 주로 내 영화를 만들 회사가 될 것 같다.

흑백 버전으로도 볼 수 있다 – 처음에는 디지털 색 보정을 통해 화면의 채도를 점점 낮춰 영화가 끝에 이르면 완전히 색이 사라진 흑백 영화 같은 화면을 뽑아낼 계획이었다. 그런데 다 찍어놓고 보니까 둿 장면의 컬러를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컬러 프린트로 전체 상영을 하고 DLP 상영관(용산, 상암, 강변 CGV)에서는 원래 의도대로 흑백 버전으로 선을 보이기로 결정했다.

복수 3부작 중 제일 유머러스하다 – 더 이상 관객들이 불편해 하는 영화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친절한 금자씨>는 한 편에서 보면 건조한 코미디이고, 다른 한 편에서 보면 가슴을 에는 슬픈 복수극이다. 영화에 자신의 어떤 감정을 투사하느냐에 따라 반응은 다를 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 영화를 유머로라도 채색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끝까지 보기가 괴로웠을 것이다.

이 세상에 진부한 것은 없다 – 언제 어느 시대나 사람에게 주어지는 조건이나 딜레마의 상황은 한정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황은 진부하더라도 나는 이 세상에 진부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소설이 사람의 심리변화나 본 것들을 작가가 정확하게 보았기 때문에 표현이 가능한 반면, 영화에서는 표면에서 어떻게 정확하게 표현하느냐가 그걸 살리는 길인 것 같다. 여기서 진부함이 극복될 수 있다고 믿었다.선악의 구분이 명확하다 – 대개 악한의 묘사에 있어 다면적인 것이 좋을 수도 있으나 그럴 겨를이 없었다. <친절한 금자씨>는 금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거의 추상화된 악당, 순수한 ‘악’ 그 자체로 보이고 싶었다. 최민식의 역할인 ‘백선생’이 보일 수 있는 최소한의 인간적인 면은 두려움, 죽음 앞에서 두려워하는 모습, 그 정도 이다. 그래서 캐스팅에 있어서도 처음에는 최민식이 아닌 정말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의 중년 남자를 쓰고 싶었다. 하지만 탁월한 연기력이 필요했기 때문에 최민식을 캐스팅하게 되었다.

아픔은 자신의 일부이다 – 살면서 상처입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아픔은 자신의 일부이다. 겪은 것을 어떻게 승화시킬 것이냐는 다른 문제이다. 극중에서 금자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딴 사람들이 비웃건 말건 자기 식대로 살아간다.

초기에 구상했던 것과 달라진 점은 없다- 처음에 찍고자 한 것으로부터 이탈한 것은 없다. 찍어나가는 과정에서 현장의 조건들을 고려하는 정도의 조절은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에 틀을 잡았던 안에서 완성되었다.

제목과 달리 불친절한 영화 – <친절한 금자씨>를 만들면서 중압감 같은 것은 느끼지 않았다. 이 영화를 만들면서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전작과의 ‘차별성’이었다. 나는 이 영화를 불친절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표면의 의도가 개입되어 있는 것을 피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저마다 다른 해석을 위한 자리를 남겨놓고 싶었기 때문이다.
자기 영화에 만족하는 감독은 없다 – 감독이 자기 영화에 만족이 어딨나. 배우들이 연기를 잘 해줘서 그런 면에서는 만족하지만, 감독이 할 노릇에 대해서 더 잘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성선설 혹은 성악설 – 사람들은 누구나 좋은 면과 나쁜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도 완전히 착하지도, 완전히 악하지도 않다. 우리는 그러한 양면성을 인정해야 한다. 이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탓일까? 특별히 어느 쪽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단지, 자기를 지키기 위해, 자기가 사랑하는 존재를 지키기 위해, 무언가를 빼앗겼을 때의 증오심이 교육과 법을 초월해서 사람을 야만상태로 돌릴 만한 힘이 있다고는 생각한다.

복수극은 3부작으로 완료된다 – 복수극은 3부작으로 완료된다. 몇 년 후 또 복수 이야기를 만들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이후 두 작품 안에는 복수극은 없을 것이다. 중간에 작업한 옴니버스 영화 두 편을 제외하고 연달아 복수극을 소재로 한 영화를 세 편이나 찍은 이유는 사회적으로 사적인 보복이라는 것은 금지 되어 있고, 가장 일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욕망이 복수이기 때문이다. 어떤 금기보다도 생활 속에서 자주 일으키는 욕망이며 금지되었기에 더욱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소재이다. 근데 사실 3부작이라고 하고 연작으로 만드니 유난스러워 보이는 점이 있지만 많은 영화들이 자주 다루는 주제가 복수이지 않은가?

김규한 기자 asura78@maxmovie.com / 사진:류성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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